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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며 살며

모스크바 2022 여름

by Дона 2022. 8. 23.

아름다운 성당과 궁전들, 사회주의 시대의 획일적인 유산들, 현대식의 마천루들, 편리한 각종 교통수단들과 인터넷 기반의 실시간 서비스, 정돈되고 깨끗한 길거리...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는 모스크바의 모습입니다.

미국과 서방의 제재 초기에는, 더 이상 수입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으로 삼성 제품이나 유럽산 자동차들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판매 중단도 있었지만, 러시아에서 영업을 중단한 맥도널드와 스타벅스는 그만큼 손해를 보고 있고 러시아에서 선박을 수주해야 하는 우리나라 조선 업계도 그만큼 손해를 보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주는 가스와 기름으로 겨울 난방을 해야 하는 서유럽 사람들도 올 겨울은 춥게 지내게 됐으며, 몇 안되는 정치인들이 잘못된 제재 방식을 택한 때문에 전 세계의 사람들이 불편과 어려움을 겪게 되었습니다. 학교와 직장에서도 '왕따'를 시키는 건 용납되지 않는 치졸한 행동인데, 하물며 국제 사회에서 러시아와 중국을 완전 고립시키려고 전면적인 왕따를 시키는 미국과 서방의 나라 지도자들은 올바른 사회성을 가진 사람들인지 의구심이 듭니다.
러시아에서는 예전에 있었던 여러 번의 제재 때나 마찬가지로 전혀 부족함이 없는 풍족한 모습입니다. 

피겨 스케이팅은, 뻬이찡 이후에 러시아 국내에서 많은 대회들과 친선 경기들이 열렸으며, Валиева (발리예바)를 비롯한 최정상의 선수들이 러시아 사람들에게 최고의 기량과 아름다움을 선사했습니다. 러시아를 배제한 서방의 선수들은 이제야 메달을 따면서 꼴찌들의 잔치를 벌이고 있습니다. 스포츠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스포츠정신도 모르는 사람들입니다.

올 여름 모스크바는 날씨가 아주 좋아서 지내기에 편합니다. 모스크바의 중심부 시내에 위치한 Большой театр (발쇼이 극장) 앞입니다. 모스크바를 다녀오신 분이라면 분수대나 벤치에 앉아 러시아의 정취를 느껴보던 추억이 있을 것입니다.  

붉은 광장과 바실리 성당의 모습입니다. 러시아 '국기의 날'을 맞아 시내에는 온통 꽃장식으로 아름답게 치장되어 있고, 붉은 광장에서는 8월 15일부터 9월 4일까지 애국심을 북돋우는 music festival이 열리고 있어, 무대와 좌석 설치로 인해 붉은 광장 일부는 출입이 통제되고 있습니다. 

인접한 숲에서 귀한 손님이 우리 다차를 방문했습니다. 살아있는 고슴도치를 자연에서 보게 되다니… 우유를 조금 주었더니 맛있게 먹고는 제 갈길로 갔습니다.

5월 초, 처남이 다차에 갔을 때 만삭이 된 고양이가 포치에 둥지를 틀고 있는 걸 보고서 잠자리를 마련해 주고 이틀마다 들러서 먹이도 주고 물도 주고 했는데, 아기 고양이를 두 마리 낳아서는 어디론가 옮겨 갔습니다. 경비원의 얘기론 누군가가 버린 거라고 했는데, ‘마샤’라고 이름도 지어주고 먹이도 주고 했더니 매일 한 번씩은 찾아옵니다.

배나무에 배가 몇 개 달렸습니다.

올해 사과는 작년처럼 풍작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많이 열렸습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헤이즐넛은 한 바구니 넘게 수확했습니다. 노릇노릇하게 구워 먹으면 달착지근하고 맛있습니다.

여름 동안에는 주말에 다차에서 지내는 게 낙인데, 샤실릭과 더불어 송어 우하와 훈제 생선들이 그 낙을 더 한층 흥겹게 해줍니다.   

러시아 사람들이 메추라기를 무척이나 좋아합니다.

온실에서 딴 오이입니다. 모스크바에 있는 집으로 갈 때마다 다차에서 나는 야채들과 꽃들을 가져갑니다.

모스크바 인근의 광활한 초지에서 매년 열리는 치즈 축제 시장입니다. 유제품의 천국인 나라 답게 정말 다양한 치즈들이 많습니다. 한 켠에서는 전통 самовар (사모바르)에 물을 끓여 차를 팔고 있습니다.   

포치 앞의 아늑한 휴게소입니다. 작년에 팔각정을 지을까 하다가 팔각정은 큰 나무들 사이에 짓기로 하고, 포치 앞에는 벤치와 테이블을 놓는 오픈된 자리를 마련했는데, 보기에도 한결 낫고 실용적입니다. 나무들 사이에 해먹도 걸고, 내년에는 커다란 사철나무 위에 자그마하게 나무집을 지어 볼 생각입니다.

사회주의 시대를 살아오신 장모님께서는 해마다 현대식으로 바뀌는 공공시설에 찬사를 보내십니다. 모스크바의 병원에서 신경과 의사로 퇴임하신 장모님은 스마트폰에 아이패드도 자유자재로 다루시며 21세기의 전자기술 혁명을 만끽하십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요즘이 자두 철인데, 우리 다차에도 자두나무에 자두가 제법 많이 열려 붉은 물이 들어가고 있습니다.

나무에서 자라는 딸기 Малина (말리나)입니다. 가지가 휘어지도록 많이 열리는데, 주로 따서 잼을 만들어 먹고, 겨울철 감기에 좋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숲에서 딴 두툼한 버섯과 감자를 불에 그냥 구워서 먹어봅니다.

득보다 실이 큰 외교 정책에 의해 모스크바 직항 노선이 없어지는 바람에, 우즈베키스탄의 타시켄트를 경유하는 걸로 노선을 잡았는데, 대한항공과 러시아의 아에라플롯 항공으로, 올 때에는 하루 밤을 타시켄트에서 묵었고, 한국으로 갈 때에는 오후 시간에 타시켄트 시내를 구경하고서, 타시켄트에 집이 있는 아내의 우즈베키스탄 친구 부부와 함께 동행하여 귀국을 하기로 일정을 서로 맞췄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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