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핑크스종의 우리 고양이 Сеня (쎄냐)가 8개월이 되었습니다.
몸에 IC 칩도 삽입하고 중성화 수술도 했는데, 광견병 예방주사는 10개월이 되면 맞힐 예정입니다.
Сеня (쎄냐)를 데려올 때 수컷으로 증서를 받았고, 동네의 동물병원에 여러 번이나 데려 갔었는데 의사는 매입 고환이 의심스럽다는 얘기만 했을 뿐이었습니다. 집에 데려와 이름도 남자의 이름으로 Сеня (쎄냐)라고 지어주었는데, 중성화 수술을 시키려고 갔더니 엑스레이를 찍고서야 병원에서 암컷이라고 했습니다.
태어난 지 두 달 정도 됐을 때에, 일반적으로는 무척 일찌기 엄마에게서 떼어 데려왔었는데, 우리나라에 있는 breeding house에서 일찍 분양하기를 원했었고, 직접 데리러 갔었을 때 보고서 우리 집에 데려다 기르는 게 더 낫겠다는 생각으로 데려왔는데, 당시의 몸집을 보면 아마 생일도 정확하지 않게 기입이 된 걸로 보입니다.
Сеня (쎄냐)는 남자 이름으로 살면서 소년처럼 개구쟁이로 온갖 짓을 하면서 활동적으로 지냅니다.
스핑크스종인 Сеня (쎄냐)는 오리엔탈종인 Кроша (끄로샤)보다도 더 사람에게 친근하게 대합니다. 출퇴근 시간이면 현관에 어김없이 나오고 수시로 무릎에 올라 앉아 따스함을 나누며 당연히 제 자리인 양 배 위나 가슴에 올라와서는 그냥 털썩 쓰러져 누워버립니다. 참새처럼 짹짹거리는 소리로 자주 대화하는 소리를 내고, 아주 활동적이어서 놀이 기구들에 점프해 뛰어 오르내리고 갖고 놀면서 에너지가 넘치게 뛰어 다닙니다. Кроша (끄로샤) 만큼 주의성은 없어서 사진 액자를 떨어뜨리고 화분의 흙을 때로는 긁어내고 하지만, 사람에게는 얼마나 조심스러운지 Кроша (끄로샤)보다도 더 조심스럽게 행동해 뛰어오르다가 자신이 미끄러져 떨어지는 한이 있어도 절대로 발톱을 꺼내지 않습니다. 고양이 두 마리를 기르면서 이태리 가죽 소파에 발톱 자국 하나 없는 게 정말 기적입니다.
Сеня (쎄냐)는 Кроша (끄로샤)와 함께 놀고 싶어서 마냥 다가가고 몸도 부대끼고 하는데, Кроша (끄로샤)는 그르릉거리며 경고를 하고 할퀴며 Сеня (쎄냐)가 가까이 오는 걸 꺼립니다. 몇 달이 지나면서 Кроша (끄로샤)도 Сеня (쎄냐)가 놀자고 달려들지 않으면, 그냥 부비려고 다가오는 건 허용하고 때로는 서로 코도 맞대고 합니다. Кроша (끄로샤)가 할퀼 때에도 Сеня (쎄냐)는 풀쩍 뛰어서 피할 뿐, 맞서 할퀴는 법이 전혀 없습니다. Сеня (쎄냐)가 몸을 부대끼고 올라타고 하는 걸 Кроша (끄로샤)도 친근하게 받아들이면 두 고양이가 가족처럼 잘 지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말하자면, 오리엔탈종인 Кроша (끄로샤)는 단아하고 고고한 중세의 숙녀라면 스핑크스종인 Сеня (쎄냐)는 그냥 마구 달려들어 안기고 옷소매도 당기고 하는 철부지 소년과도 같다고 비교할 수 있습니다. Сеня (쎄냐)는 사람과 친숙한 스핑크스종이라서 항상 발치에 따라 붙고 바로 곁에서 몸을 맞대고 잠자기를 좋아합니다. 수염이 없는 고양이에 번데기처럼 주름이 늘었다 줄었다하고 때로는 괴기스럽게도 보이는 샛노란 눈동자를 갖고 있지만, 누가 못 생겼다고 할 수 있을지,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고양이 입니다.
또랑또랑한 동그란 눈망울로 모든 생각과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하면서, 사람의 행동을 유심히 보고 따라해 보려고 시도하기도 하는 스핑크스 Сеня (쎄냐)는 길다란 몸으로 문 손잡이에 점프해 가끔은 문을 혼자 열기도 합니다. 스핑크스종인 Сеня (쎄냐)는 1주일에 적어도 한두 번은 씻겨주고 아침, 저녁으로 특히 목과 겨드랑이를 물티슈로 닦아주어 몸에서 나오는 갈색의 땀이 몸에 침착되거나 가구에 묻는 걸 방지해 줘야 합니다.
우리 고양이 Кроша (끄로샤)와 Сеня (쎄냐)가 우리와 함께 만족하며 즐겁게 살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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