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블의 달러 당 환율이 25루블 선에서 지속되어 왔던 것이, 오일 가격의 폭락 등 국제 정세로 인해 70루블 대 까지 떨어지더니, 현재는 국제 오일 거래가의 반등으로 60루블 초반에 머물고 있어, 모스크바 시내의 아파트 값이 예전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난 상태인데, 이에 더하여 시민들을 더 초조하게 만드는 정책이 모스크바 시에서 발표 되었습니다.
Хрущёв (흐루쇼프)가 소련 공산당의 서기장이었던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쳐, 단기간에 хрущёвка (흐루쇼프까) 라고 불리는 소규모의 아파트를 대량으로 건설하여 국민들에게 무상으로 나누어 주어, 모든 인민들에게 각기 살 집을 보유할 수 있도록 해 주었습니다.
소비에트 10월 혁명 후에 1920년대에는, 옛 귀족들이 살았던 호화롭고 수 많은 방이 있는 저택들이 비게 됨에 따라, 서민들을 가족 구성원 수에 따라 방들을 분배해 주어 그런 저택에 살도록 해 여러 가족들이 한 저택에서 살았는데, 그러다 보니 방들은 크고 넓었으나 화장실과 주방은 공동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어 서민들의 생활에 불편함이 많았고, 스탈린 시대에 접어 들어서는 농업과 공업의 부흥에 힘입어 크고 웅장한 건물들의 신축이 이루어 지면서 아파트도 규모가 크고 넓고 호사스런 아파트들이 신축되었지만, 대부분이 공산당의 당직자나 군인 및 경찰의 고위직, 외교관 등의 몫이었습니다. 흐루쇼프가 서기장이 되면서, 스탈린 시대에 규모가 크고 높은 건물들을 지으면서 축적된 건축 기술을 기반으로 사회주의 정신에 입각한 부의 분배와 평등 원칙의 실천으로서, 모든 인민들이 살 집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을 시작했습니다.
흐루쇼프까 아파트는 1957년에 최초로 모스크바의 남서쪽에 지어졌는데, 디자인에는 여러 종류가 있었지만, 조립식 패널 벽에, 5층 짜리 규모에, 엘리베이터가 없으며, 아주 작은 주방과, 좁은 계단과 복도, 낮은 층간 천정으로 특징 지어지는 아파트 입니다. 나중에는 9층 짜리도 지었는데, 아파트는 가족 수에 따라 1룸 아파트에서 부터 4룸 아파트 까지 분배를 받았습니다. 비록 좁기는 하지만 자기 가족 만의 주방과 화장실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당시에 서민들이 아파트에 입주하는 큰 기쁨이었습니다. 세월이 지나면서 아파트들이 많이 지어지면서는,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을 가지면 지역 관청에서 아파트를 무상으로 분배해 주었습니다.
흐루쇼프까 아파트를 짓기 시작할 당시, 이미 호화롭고도 견고한 두꺼운 벽돌벽의 스딸린까 아파트들이 시내 곳곳에 많이 있었고, 스딸린까 양식을 따른 조금은 덜 호사스런 유사 스딸린까 아파트들도 많았으므로, 흐루쇼프는 작은 소규모 아파트를 속성으로 지어 인민들에게 나누어 주는 것에 대해 모든 인민들이 자신의 살 집을 가질 수 있게 한다는 명분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이에 대한 변명으로 25년의 거주 기간을 한정으로 정해 1980년대 부터는 보다 나은 아파트를 지어 살게 해 주겠다는 약속과 함께 일시적으로 지어진 아파트가 흐루쇼프까 아파트 였습니다.
최초로 모스크바에 지어졌던 흐루쇼프까 아파트가 현재 60년이 되었지만 아직도 그 곳에 사람이 살고 있듯이, 20~30년이 지난 1985년에 모스크바 시에서 통계를 내었을 때 6천여 채의 흐루쇼프까 아파트가 있었는데 건설 당시에 자재와 시공이 충실하게 지어졌기 때문에 골조는 튼튼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러나, 건물 내부의 파이프나 전선 교체 등은 불가능하고 공간이 좁다 보니 어쨋든 살기에 불편한 것은 사실이고 외관도 노후되어, 시에서는 그동안 흐루쇼프까 아파트들에 대해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를 고심해 왔고, 이는 모스크바 시민이면 누구나 아는 사실 입니다. 프랑스의 예를 따라 신속하게 다시 짓는 방법도 논의 되었고, 소련의 구 방식을 따라 패널로 다시 신속하게 짓는 것도 검토 되었으며, 또한 엘리베이터를 추가로 시설한다든지 외벽을 재 치장한다든지 하는 리노베이션 방안도 검토 되었는데, 골조를 유지하고서는 전기, 설비, 소방 등의 조건이 개선될 수 없다는 큰 문제점이 있었습니다.
1988년 부터 모스크바 시 정부는 흐루쇼프까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을 다른 곳으로 이주 시키고 그 자리에 새 아파트를 짓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 그동안 160,000 가족이 정책에 따라 새 아파트로 이사를 갔고, 헌 아파트를 허문 자리에는 새로운 현대적인 스타일의 아파트들이 들어섰습니다. 모스크바에는 스딸린까와 흐루쇼프까를 통틀어 8,000 여채의 5층 짜리 아파트 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데, 오래 된 아파트들이어서 구조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건물들도 있어, 모스크바 시는 2018년 부터 새 프로그램을 시작하여 살기에 안전하지 못한 건물들을 철거하고 주거지역을 재 편성하고 새로 정비하기로 했습니다. 올해 2월에 느닷없이 시민들에게 통지된 프로그램에 따르면, 올해 동안에는 관련 법을 제정하고, 예산을 확정하고, 시민들을 이주시킬 지역 등을 정하고, 새로 건설할 아파트들의 타입을 정하는 등의 준비 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여태까지의 정책에 있어서는, 국소적인 지역에 있어 오래된 아파트들을 철거하고 새로 건물을 짓는 프로젝트들이 진행되어 왔고, 거주민을 이전 시킬 때에는 현재 상황이나 조건 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은 조건의 아파트를 주어 왔고, 거주민들이 호,불호를 결정하여 이주 장소를 선택할 수 있었는데, 새 프로그램에서는 시 정부가 같은 조건이나 비슷한 조건의 아파트를 주고, 가능하다면 같은 지역이나 인접 지역에 있는 아파트를 주겠다는 식으로 전혀 다르게 바뀌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예를 들어, 2룸 아파트에 독신인 형과 아이있는 동생 부부가 함께 거주 등록이 되어 있었다면, 이주 할 아파트를 받을 때에 형에게는 1룸 아파트가, 동생 부부에게는 2룸 아파트가 주어졌는데, 앞으로는 현재 거주하는 아파트가 2룸 이므로 이주할 아파트도 거주 등록된 인원이나 구성과는 무관하게 무조건 2룸 이라는 식 입니다.
시 에서는 이주할 아파트들이 새로 지은 건물이라서 단열이나, 천정 높이나, 엘리베이터, 시큐리티 시스템, 유리창틀 등이 기존의 흐루쇼프까 아파트들과는 비교가 안되게 훨씬 낫다는 점을 강조하고, 주변에도 스포츠 시설, 운동장, 조깅 트랙, 공원 등이 조성 되므로 환경도 보다 나을 것이라고 하는데, 사실 모스크바의 동쪽 공장 지대에 있는 흐루쇼프까 아파트 지역은 아파트 자체 뿐 만 아니라 주변 환경이나 공공 시설들도 낙후 되어 모스크바의 달동네 라고 할 정도 인 것이 사실이어서, 주거와 환경 개선이 시급하게 필요 합니다. 더불어, 시에서는 그동안 이주한 거주민의 94% 가 살고 있던 거주 지역을 크게 옮기지 않고 이주를 했으며, 따라서 자녀의 학교나 이용하던 병원 등을 옮겨야 하는 불편함은 없을 것이라는 설명 입니다. 러시아에서는 새로 짓는 아파트들이 골조와 내부의 공동 구역은 마감이 된 채로 공사가 끝나지만, 각 호의 내부는 콘크리트와 벽돌이 드러난 채로 마감되어, 벽지나 화장실 변기, 세면대, 주방 씽크대 같은 기본적인 것들도 전혀 없이 분양이 되고, 집안의 내부 벽도 입주자가 필요한 방 수와 크기로 나누어 세우고 원하는 대로 마감을 하는 것이 보편적 입니다. 그러나, 흐루쇼프까에서 살던 사람이 이주하는 아파트는 벽지, 화장실, 주방 씽크 등이 모두 셋팅되어, 입주하여 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도록 준비 된 채로 받게 됩니다.
새 프로젝트에서는 발표 초기에, 첫째로 검사관이 건물이 위험하다는 진단을 내려야 하고, 둘째로 거주민들이 대다수 찬성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었으며, 5층 짜리 판넬벽 흐루쇼프까 아파트 만 해당된다고 했다가, 5층 짜리 벽돌조 흐루쇼프까 까지도 해당된다고 폭을 넓혔고, 계획을 세워 나가면서는 단순히 지도에 지역 표시와 건물 표시를 하는 것으로 바뀌어, 흐루쇼프까 아파트와 오래된 낡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모스크바 시민들이 들끓고 있습니다. 스딸린까 아파트와 유사 스딸린까 아파트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었지만, 거주민들의 각자 사정에 따라, 왜 철거 대상인지, 왜 철거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는지를 당국에 문의하는 것 때문에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라고 합니다.
새 프로그램의 시행에 따라, 모스크바 시 사이트에 4,500 여 채의 노후된 5층 짜리 흐루쇼프까 아파트들이 리스트에 올라 있고, 5월 15일 부터 6월 중순 까지 해당 아파트의 소유자들은 지역 관리 사무소나 인터넷에서 자신의 동의, 반대의 여부를 표시해야 하며, 이를 하지 않을 경우 동의하는 것으로 간주된다고 합니다. 어떻게든 시의 정책에 따라 결정이 되겠지만, 얼마나 많은 주민이 동의를 하고 반대를 해야 결정에 영향을 주는지도 여태껏 아직 공시된 것이 없는 등으로, 문제는, 동의나 반대를 결정해야 하는 시점에도 확정된 정책 정보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과, 가격이 높은 지역의 거주민들이 요구하는 신구 아파트 간의 가격차에 대한 보상 방안, 다수결에 의한 결정이라고는 하지만 소유권은 헌법이 정한 권리인데 이주를 강요하는 것은 기본법 위반이라는 점 입니다.
러시아에서는 토지가 국유 이므로 아파트의 소유주는 대지에 대한 지분은 없이 건물에 대한 지상권의 소유권 만 있는 것도 한 가지 문제이고, 시 정부가 이런 규모의 프로젝트를 획일적으로 추진한다는 것도 어이없어 보이는 한편으로는, 사회주의 시대를 살아 온 러시아 사람들의 사고방식과 마인드도 한 몫 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스크바 시가 아닌 러시아의 다른 지역에는 아직도 중앙 공급 가스가 연결 안 된 도시들도 있고, 재정 상태가 좋지 않은 공화국들의 지방 도시들에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열악한 상태의 아파트 건물들이 수도 없이 많은데, 왜 모스크바 시 만이 특별하게 보여주는 식의 개발로 다수의 시민들이 희생이 되어야 하는지 등도 많은 시민들의 불만 사항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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