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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며 살며

기차 여행

by Дона 2006. 8. 8.

(paran에서 blog에 썼던 글입니다. daum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장거리 기차표를 예매하거나 사려면 여권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모든 데이터가 컴퓨터에 기록이 되고 티켓이 발부됩니다. 기차역에 직접가서 사면 조금 싸고 시내에 있는 티켓판매소에서 사면 조금 비쌉니다.

 

객차는 한쪽이 창문과 복도이고 다른쪽이 캐빈들로 되어 있습니다. 각 캐빈에는 상, 하에 2개씩 침대가 있어 4명이 함께 사용하게 되어 있으나, 실제로 여행을 해보면 4개 모두 사람이 차는 경우는 거의 없고 항상 1, 2개가 비는 경우가 많습니다. 일행이 아니면, 남자와 여자를 당연히 구분합니다. 깨끗하고 시설도 잘 돼 있으며,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라디오와 음악도 방송이 되어 지루함을 달래주기도 합니다.

 

장거리 여행의 경우는 기차가 출발 한 후 사람들이 편한 옷으로 갈아 입습니다. 기차에 1,2량의 식당칸이 있지만 대부분 집에서 준비해 와 먹는 게 일반적입니다. 캐빈 내의 중앙이 통로이고 양쪽으로 침대가 있고 중앙 창문 쪽으로 조그만 테이블이 있는데, 식사 할 때는 그 테이블을 이용합니다. 하단에 자리가 있는 사람은 상단의 사람들이 자리에 앉아 식사를 할 수 있도록 식사시간에 자리를 양보해 주어야 합니다. (상단에 자리가 있는 경우 하단의 사람에게 폐를 안 끼치려는 한국적인 생각으로 상단 침대에서 음식을 먹었다간 더 큰 실례가 됨을 이해하시기 바랍니다.)


짐은, 하단의 사람은 하단 침대를 들고 밑에 넣고 상단의 사람은 상단 이불 넣어져 있는 곳에서 이불을 빼고 짐을 그곳에 넣습니다.

 

린넨 시트 사용료가 있는데, 사용료를 차장에게 지불하고 린넨을 받아 담요와 이불을 감싸 사용합니다. 린넨도 수건도 모두 청결합니다. 여행의 종착지에 도착하기 전에 자신이 사용한 린넨을 수거하여 차장에게 반납해야 합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우리나라에서도 여행 시 도난에 주의를 해야 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식인데, 여권이나 귀중품은 항상 몸에 휴대하고 잠을 잘 때에는 베개 밑에 넣고 잠을 자고, 캐빈에 일행만 타고 있을 경우에는 야간에 문을 반드시 잠그는 등의 조치가 필요합니다.

 

여권이나 중요서류는 속에 포스트잇 등으로 연락처의 전화번호를 적어 두면, 분실이나 도난 시에도 찾을 가망성이 있습니다. '연락을 주시면 사례하겠습니다 (Прошу вернуть за вознаграждение)'라고 러시아어로 적어두면 더 좋겠죠. 가끔 돈을 목적으로 가방이나 서류를 훔치는 젊은이들이 돈을 받고 서류를 돌려주는 경우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각 열차의 차량에는 차장이 있어서 손님들이 주문하는 차나 커피의 서비스 및 간단한 스낵 등을 판매합니다. 돈을 지불하고 영수증을 받으면서 보니 영수증에 주문한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차를 주문 했는데 주석 받침 손잡이에 레몬까지 넣어져 서비스 되더군요.

 

각 객차의 앞과 뒤에 세면실 겸 화장실이 있는데, 스텐리스와 목재로 되어 있고 아주 청결합니다. 설비방식이 옛날 우리나라의 시스템과 같아서, 바로 철로로 내려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역 구간이나 도시 구간에서는 화장실 문이 잠겨 사용을 할 수 없으므로 '나중에' 라고 미루지 말고 세면 및 용무를 미리 미리 마치는 것이 좋습니다.

 

장거리(?) 라고 말을 쓰고 보니 이상한 느낌도 듭니다. 우리나라는 400Km면 서울에서 부산이고 먼 거리인데 러시아에서는 800Km 거리도 멀다고 느끼지 않으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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