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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며 살며

볼가강변에서 수영하는 여름

by Дона 2006. 8. 8.

(paran에서 blog에 썼던 글입니다. daum으로 이사를 왔습니다.)

 

여름이면 모스크바에서는 모스크바강의 숲과 어우러진 아름다운 강 가에서 많은 사람들이 수영도 하고 숲 속에 앉고 누워 활기차고도 한가로운 휴식을 취합니다. 유럽의 대부분의 나라에서 그렇듯이,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스티로폼매트를 사용하지 않고, 큰 비치타올을 가져와 그 위에 앉습니다.

모스크바 근교와 러시아의 대표적인 강인 볼가강이 흐르는 지역에서도 호수들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속에 푹 잠기는 휴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이나 강이나 바닷가나 삼겹살 굽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지만, 러시아에서는 다른사람에게 피해가 될 수도 있는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사회적으로 보편적인 에티켓으로서 피크닉바구니 정도만 이따금 볼 수 있을 정도입니다. 식생활이 다른 면도 있겠지만 말이지요.

샤실릭을 즐겨 만들어 먹는 사람들이지만 아무데서나 불피고 샤실릭 굽지는 않습니다. 개인 다차에서나 숲속의 정해진(숲에 사람들이 다니면 오솔길이 생기듯이 그렇게 생긴) 장소에서만 샤실릭을 굽습니다.

동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보니, 수영하러 올 때에도 집에서 기르는 개를 데리고 와서 함께 수영도 합니다. 길 거리에서나 공원, 시장근처에서는 사람들이 왕래하면서 이따금 먹이를 던져 주기 때문에 주인 없는 개들을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도둑고양이라고 흔히 불리는 고양이들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아이들이 쓰다듬어 주어도 집고양이처럼 순하게 굽니다. 부모들도, 혹시나 아이가 고양이에게서 병이라도 옮을까봐 신경쓰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기나 어린아이가 비둘기떼 모여 있는 곳을 뛰어 다니며 쫒아 다녀도 수수방관하는 우리나라 젊은 부모들의 모습은 러시아 어딜가도 볼 수 없습니다.

우리나라는 지금이 한창 피서철이고 바다로 강으로 수영하러 가고 동해안, 남해안이 물반 사람반으로 복작이듯이, 모스크바사람들도 소치나 크리미아 등으로 피서를 가기도 하고 강변과 숲속을 찾아 여유를 즐기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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