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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며 살며

러시아의 뻬치까 (русская печка)

by Дона 2009. 1. 22.

(2008년 12월 7일 empas에 쓴 글입니다.)



러시아에서의 뻬치까는 추운날씨 때문에 크기가 크게 만들어져 왔으며 벽돌로 지어져 오래동안 내부에 열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로 지어져 왔습니다. 또한, 연도가 우리나라의 온돌방 구들과 같이 복잡한 미로형의 통로로 만들어져 벽돌들이 열을 오랫동안 축적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 졌습니다.


러시아의 뻬치까는 여러가지 목적으로 사용되었는데, 집안 난방과 요리에 주로 쓰였습니다. 나무는 러시아에서 어디서나 흔하고 불에 잘 타며 화력이 좋은 자작나무와 참나무들을 말려서 장작으로 사용해 왔습니다. 뻬치까는 집안에서 가장 따뜻한 곳이어서 러시아의 뻬치까는 잠자는 곳으로 침상 같은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주로 어린 아이들과 노인들이 뻬치까의 위에서 잠을 잤는데, 아주 오래 전 옛날에는 러시아의 집들이 내부가 한 공간이고 사이의 구획이 필요하면 커튼으로 가리는 그런 집들이 대부분이었으며 이후에 발전된 형태로 방들의 벽이 생기면서 부터는 부엌의 요리용의 뻬치까와 거실용의 보다 크기가 작은 난방과 관상용의 뻬치까가 분리되게 되었습니다.


뻬치까와 같은 난방 방식이 러시아에서 처음 만들어졌다고는 할 수 없지만, 러시아 고유의 뻬치까 구조는 아랫부분과 윗부분이 별개로 나뉘어져 있어 아랫부분은 난방용으로 쓰였고 윗부분은 요리용으로 쓰였습니다. 아랫부분 화덕으로는 필요할 때마다 장작을 더 넣어 주면서 집안의 온기를 유지시켰고, 윗부분의 화덕에서는 나무를 활활태워 내부에 열을 축적시키고 안쪽으로 숯을 만들어 요리를 했습니다. 뻬치까에서의 요리는 불의 화염을 직접 이용한 요리가 아니라 축열을 이용하는 요리로서 오븐으로는 만들 수 없는 특유의 요리가 가능하고 숙성되는 맛으로 깊고 진한 맛이라고 할 수 있는 그런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오래 전에는 빵도 뻬치까에서 구웠으며, 뻬치까에서 요리를 할 때에는 무쇠로된 Чугунок (추구녹) 이라고 하는 솥을 사용했으며 솥을 뻬치까에 넣고 꺼낼 때에는 Ухват (우흐밭) 라고 하는 고리를 사용했으므로 솥의 아랫부분은 고리에 안정적으로 얹을 수 있는 모양으로 잘록하게 되어 있습니다.


시골에서는 옛날에 요리 후에 남은 열이 식기 전에 어린아이를 따뜻한 뻬치까 안에 넣어 목욕을 시키기도 했습니다. 뻬치까를 만드는 사람들은 아주 존중을 받았는데 만약 잘못 만들어지면 그 집에서 사는 가족 전체가 곤란을 겪게되고 수리한다는 게 거의 불가능했기 때문에 뻬치까를 짓는 데에는 돈을 아끼지 않았다고 합니다.

러시아에서는 주부들이 연기로 그을은 뻬치까를 주로 흰색으로 색칠을 하는 것이 보편적이었으며 특히 부활절이전에 매년 흰색으로 색칠을 하고 커튼도 세탁하며 주부의 부지런함을 보이는 것이 전통이었습니다. '뻬치까를 하얗게 칠했어요?' 라고 묻는 것이 부활절 휴일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가 다 끝났는지를 묻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믿기 힘들겠지만 러시아에서 16세기 초까지는 뻬치까에 굴뚝이 없는 구조로 되어 있었고 연기로 인한 건강상 이유와 화재 발생의 이유 때문에 피터대제 시대부터는 법으로 굴뚝을 만들도록 변화되었고, 17세기 무렵 부터는 러시아 뻬치까가 프랑스와 독일등에서 아주 유명하게 되어 많은 러시아의 뻬치까 만드는 사람들이 유럽으로 나가 유럽에 따뜻함과 은은함을 전했습니다.



뻬쩨르부르크의 여름별장인 뻬쩨르고프에 있는 뻬치까에서 볼 수 있듯이 단순한 색칠만이 아니라 무늬가 그려진 세라믹타일들을 이용한 호화로운 뻬치까들도 있습니다. 시골의 농가에서는 아직도 러시아 뻬치까가 사용되고 있고 다차하우스와 코티지하우스들에서는 복고풍이 일어 뻬치까 설치가 필수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2008년 12월 11일 g*******님이 empas에 남기신 글입니다.


선생님 글 잘 보고 있습니다. 저는 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유학생 가장 입니다.*살짜리 ** 아이도 있고요. 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진정 온몸으로 러시아를 사랑하신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겠네요. 선생님께서만 괜찮으시다면 나중에 만나 차 한잔 하면서 이런저런 말씀 듣고 싶네요. 저는 ****년에 이곳에 왔어요. 집은 *쪽의 ********에 살고 있고요. 아내는 잠깐 한국에 들어갔는데 *월 말에 아이랑 함께 들어옵니다. 그날만 손꼽고 있답니다. 여기서는 마음을 터놓을 좋은 분들을 만나기가 힘이드는데 선생님의 글을 읽으니 가까이 하면 좋을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연락 한 번 주세요. 제 메일 주소는 ******@hanmail.net이랍니다.
선생님과 가까워 지려고 친구신청도 했습니다만 블로그 내용은 없답니다.
좋은 글 감사히 읽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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