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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다차

봄 가고 여름

by Дона 2017. 6. 17.

올해는 봄이 정말로 날씨 탓으로 이상한 봄이었는데요. 10도 아래로 떨어지는 기온이었다가 갑자기 20도 넘는 날씨가 지속되고, 그러다가 5월에는 모스크바에 눈이 내리기도 했습니다. 다차에는 매년 그러듯, 3월 쯤에 집안에서 미리 씨를 심어 기르다가 다차에 옮겨 심어 기르는데, 아크릴 온실 안에서 야채들은 푸릇푸릇 싱싱하게 자라서 벌써 우끄롭, 래디시까를 식탁에 올리고 있습니다.



꽃들도 잊지 않고 제자리에서 피고 지고, 올해에는 보라색 라일락이 아주 풍성하게 꽃을 피웠습니다. 사과나무에도 하얀 꽃이 만발했는데 올해에는 사과가 좀 여물려나 바래 봅니다.



올해에도 자작나무 화목을 한 트럭 사서 기계톱으로 알맞게 잘라 도끼로 쪼개놓고 겨울동안 못한 바냐를 즐기고 있습니다. 다차의 집과 바냐 건물을 원목 목재로 지어 그동안 비와 한파에 페인트가 바래고 퇴색되어, 지난 달에 모두 벗겨내고 핀란드 산 방부 페인트로 새로 칠을 했습니다. 러시아 주변국에서 온 저렴한 노동 인력이 아직도 많아 우리나라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싼 비용으로 원하는 품질을 얻을 수 있습니다.



모스크바 주변의 다차들에서는 밭을 화단처럼 구획을 지어 단장하는 것이 유행이어서, 우리도 작년에 야채밭을 콘크리트 블록으로 산뜻하게 만들었고 딸기도 갈아 엎고 새 딸기 모종을 심었습니다. 대부분의 다차들에서는 잔디 깎은 것과 채소 줄기 등으로 또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 다차에서는 인분도 섞어 거름을 자체적으로 만들어 쓰지만, 많은 다차에서 영양분이 많은 거름 흙을 사서 씁니다. 거름을 저장하는 곳을 목재로 만들어 사용하는게 일반적인데, 우리 다차에는 우체국에서 화물 배송용으로 사용했던 크고 튼튼한 플라스틱 박스를 구해다가 쓰고 있습니다.



러시아에서 점점 더 환경과 관련된 규제가 엄격하게 적용되고, 다차 지역은 주로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산림 소방시설도 의무화되고 있습니다. 오래 된 다차들에서는 아직도 외부 재래식 화장실을 사용하는데, 러시아에서는 앉는 시트 아래에 통을 두고 볼일을 보고 난 후에 풀잎을 덮고 통이 어느 정도 차면 거름 통에 부어 삭히는 방식 입니다. 이동식 변기를 사용하는 다차에서는, 변기의 통이 차면 예전에는 근처의 숲속에 버려 비우곤 하는게 다반사 였는데, 이제는 적발되면 과태료를 내야 하므로 집으로 가져다가 집 화장실에 비워야 법을 준수하는 국민이 됩니다. 러시아에서는 다차 화장실의 정화조 탱크에 미생물을 넣어 친환경적으로 영구 처리하는 정화조가 있고 시공비도 비싸지 않아, 대부분의 많은 다차에서 정화조를 설치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미생물에 의한 분해이므로 지꺼기가 거의 남지 않고 정화된 물은 펌프로 배수로에 연결되므로, 봄에 다차를 사용하기 시작할 때 미생물을 보충해 주고 3년~5년에 한번 정화조 탱크 내부에 남아있을 수도 있는 오니를 제거해 주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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