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에 있는 집에서, 옆집에서 나누어 준 화초 한 그루를 기르면서 꽃이 참으로 화사하고 탐스럽게 피어나 우리나라에 있는 집으로 작은 가지를 하나 가져와 심었는데, 거실과 방 여기저기 창문께에서 초여름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한 겨울까지도 집안을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습니다. 화초 이름은 Aeschynanthus (아스키난투스)라고 하는데, 모스크바에 있는 집에서는 주방의 돌출된 창문턱 햇빛을 잘 받는 곳에 두고 있어 가지가 자라 아래로 쳐지고 풍성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집에서는 가지들이 길게 위로 만 자라나고 쭉쭉 뻗어서, 여름에 꽃이 핀 가지가 가을에 지고 나면 긴 가지를 잘라 주는데 자른 곳에서 대개 세 방향으로 새 가지가 나와 겨울에도 꽃을 피워 거의 사시사철 실내에서 밝은 꽃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특히,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맞는 시기에 탐스런 붉은 꽃과 초록 잎을 곁에서 볼 수 있다는 게 크리스마스 트리만큼이나 정겹게 느껴지는 꽃입니다. 그게 벌써 10년이 넘었으니, 그동안 집안을 채우고 친구들에게도 나누어 주고 하면서 모두가 이 꽃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있습니다.
꽃 속의 꿀은 달기도 엄청 달고 양도 상당히 많아서 꽃이 시들면서 아래로 숙여지면 꿀이 바닥에 많이 흘러 떨어집니다. 꽃은 주로 새로 난 한 가지의 끝에 피는데, 한 곳에 25송이가 넘는 꽃이 달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꽃 송이가 길게 자라 열리면 작은 수술들이 먼저 나오고 그 후에 흰색의 긴 암술이 뻗어 나옵니다. 처음에는 가지를 잘라서 물병에 꽂아 뿌리를 내리게 하고서 화분에 옮겨 심고 하면서 번식을 시켰는데, 나중에는 긴 가지를 잘라 그냥 화분의 흙에 꽂아 두고 물만 잘 주어도 금새 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것을 보고, 혹시나 해서 두터운 잎을 화분에 그냥 올려 두었더니 잎에서도 뿌리가 나와 자라는 강한 생명력을 볼 수 있었습니다.
집에서는 러시아에서 가져 온 우끄롭 씨앗과 베트남에서 사 온 바질 씨앗을 심어 미니 다차라고 할 수 있는 작은 화분에서 우리가 먹을 정도의 양은 충분히 기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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