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21일 저녁 7시 15분에 평창(횡계) 알펜시아 바이애슬론 경기장에서 시작된 IBU (국제 바이애슬론연맹) 월드 챔피언쉽 여자 바이애슬론 릴레이 4 x 6Km 에서 러시아 팀이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러시아의 첫번째 주자는 Светлана Слепцова 1986.7.31. (스볘뜰라나 슬맆쪼바) 였는데 출발번호가 22번이어서 뒷줄에서 스타트를 했고, 출발하자마자 앞에서 넘어진 선수에 걸려 넘어져 10초 이상의 손실을 입고도 6Km 를 힘껏 달리고 사격도 잘해 두번째 주자에게 터치 할 때는 1위와 16초 차 밖에 나지 않는 2위로 들어 왔습니다.
2번 주자인 Анна Булыгина 1984.1.11. (안나 불릐기나) 는 사격도 오래하고 실수도 하여 3번주자에게 터치할 때에는 러시아가 5위로 처졌는데 1위 벨로루시아와는 54초 차이였고, 프랑스와 독일이 계속 선두그룹을 유지했습니다.
세번째 주자는 Ольга Медведцева 1975.7.7. (올가 몌드벧쩨바) 였는데 강한 의지로 사격을 아주 잘하여 4번주자에게 터치할 때는 1위 독일과 16초 차이로 좁혔습니다.
4번 주자인 Ольга Зайцева 1978.5.16. (올가 자이쩨바) 는 사격을 정확하고도 아주 빨리 마쳐 2위와는 1분 이상의 차이를 벌렸고, 러시아팀은 1시간 13분 12초로 2위인 독일과는 1분 15초 이상의 차이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3위는 독일에 12초 4 뒤진 프랑스가 차지했습니다.
Ольга Зайцева는 결승선으로 달려오면서 관중으로부터 러시아 국기를 건네 받고 러시아국기를 높이들고 휘날리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러시아는 동계스포츠에서 세계적인 강국으로 언제나 상위그룹에 속하는데, 불공정한 심사로 인해 22번이라는 뒷번호를 배정받게 되었고 스타트도 앞줄이 아닌 뒷줄이었을 뿐만 아니라 스타트 때 걸려 넘어져 우승에 대한 바람이 식을 수도 있었는데, 열광적으로 응원하는 러시아 사람들과 강한 의지의 선수들에 힘입어 2위와 1분 이상의 차이를 두고 금메달의 우승을 할 수 있었습니다. 경기가 끝나고 러시아 팀의 코치가, 러시아가 22번 이라는 번호를 갖게 된 것은 러시아 동계스포츠역사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거라고 한 빈정거림이라든지, 코치가 경기 후에 한 선수에게 22번의 번호띠를 기념으로 잘 간직하라고 한 말이라든지, 그냥 흘려들을 말은 아닌것 같습니다.
3번 주자였던 Ольга Медведцева는 경기후에 인터뷰에서 이번 금메달은 백금메달과 같다고 했습니다.
러시아와 노르웨이, 독일, 벨로루시아 등의 국기를 든 많은 외국인들이 스탠드를 뜨겁게 달구었고 특히 러시아사람들은 축구경기 응원하듯이 선수들의 이름도 외치고 노래도 부르며 힘차게 응원을 했고, 러시아 TV 를 비롯한 유럽의 TV 들이 경기 상황을 위성으로 생중계를 하는 가운데, 한쪽 옆에 한국선수들 응원하러 온 듯한 한국사람들 조금 뿐, 국내에서는 어디서 국제 바이애슬론 경기가 열리고나 있는지, 어느 TV가 중계나 하는지, 외국 동계스포츠가 강한 나라들과는 비교가 안되는 관심에, '한국이 동계올림픽을 유치하지 못하는 이유가 있다'는 외국사람의 말이 또한 그냥 흘려들을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마치 우리나라 사람들이 월드컵 때에 온 정열을 축구에 쏟는 것 처럼 보이듯이, 겨울 동안에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 국가들의 인터넷에서는 윈터스포츠들에 쏟아지는 사람들의 정열이, 동계올림픽 유치에 사활을 걸면서도 관심은 없는 나라의 사정과는 비교를 해보려는 시도조차 우습게 여겨질 정도입니다.
이 경기 바로전에 5시 15분 부터 남자 15Km 경주가 있었는데, 모두 노르웨이의 전설적인 바이애슬론 선수
Bjørndalen Ole Einar (울리 비요른달렌)이 우승을 할 거라고 예상했고 많은 노르웨이 응원단도 열렬히 응원을 하면서 지켜 봤는데, 컨디션 난조로 4위로 들어왔고 오스트리아가 1위와 2위를 차지했습니다. 러시아의 Иван Черезов가 동메달을 획득했는데 동계 스포츠에 강한 국가들이 서로 경쟁하는 경쟁심이 있듯이, 러시아의 Иван Черезов가 노르웨이의 Bjørndalen을 제치고 메달을 목에 건 것은 금메달 이상의 가치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 2, 3위의 시상식 모습과 우측에 3위 옆에 선 노르웨이의 Bjørndalen의 모습입니다.
Bjørndalen 이나 Ольга Зайцева와 같은 세계적인 선수들을 직접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는 것 만으로도 감격이었습니다.
오늘 경기에서는, 어제의 여자 릴레이 4번 주자였던 Ольга Зайцева (올가 자이쩨바) 가 바이애슬론 12.5Km 에서 우승, 금메달을 또 획득함으로써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2개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바이애슬론대회는 오늘 저녁 남자 4 x 7.5Km 릴레이를 끝으로 폐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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