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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며 살며

쉬러 가는 곳

by Дона 2009. 10. 5.

가녀린 여인처럼 하얀 속살을 드러내듯 높이 자란 자작나무들과 침엽수림과 사철나무에 둘러싸인 공원 속에 자리잡은 휴양지, 앞베란다에 서면 가슴 가득 바람과 호수를 안을 수 있는 곳, 러시아의 전형적인 휴양지들의 모습입니다.


그 옛날, 소비에트연방 시절에는 두 가지의 휴식이 있었는데, 첫째는 짜여진 휴식이고 둘째는 짜여지지 않은 휴식이었습니다.

짜여지지 않은 휴식은, 사람들이 장소를 정해서 원하는 어느 곳에나 가서 야생의 자연 속에서 즐기는 조금은 불편한 휴식이었습니다. 역에 도착하면 주로 소개하는 할머니들이 있어 하룻밤에 얼마하는 식으로 방이나 집을 빌려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때로는 민박과 같은 공동취사시설에 공동화장실과 욕실 등으로 여건이 좋은 편이 아니었습니다.

짜여진 휴식에는 두 가지가 있었는데, 보다 고급스럽고 서비스도 좋은 Санаторий (건강리조트) 와 일반 레져리조트인 Пансионат (휴가호텔) 이 있었습니다.

건강리조트는 바닷가나 광천수 온천, 침엽수림의 숲속이나 높은 산으로 둘러싸인 공기 좋은 넓은 대지에 자리잡고 있어 건강을 되찾는 건강치료를 받으며 휴식을 즐기는 곳이었습니다. 의사가 상주하여 어른과 아이들을 위한 치료와 주사와 약 처방이나 마사지도 포함해 활력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도왔습니다. 대부분 24일 이상 머물면서 맞춤치료를 통해 피로를 풀며 휴식을 취하는 곳이었으며. 극장과 운동장, 수영장과 바냐, 약효있는 목욕을 즐기는 욕조, 승마장 등을 이용할 수 있었고, 때로는 초빙된 음악가들의 연주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운영실적이 좋은 공장이나 대학 또는 병원 등에 속한 곳들은 보다 좋은 시설에 훌륭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으며 각 단체에 소속된 사람들은 돌아가며 차례를 기다려 이용할 수 있었습니다.

휴가호텔은 경치 좋은 장소에 지어진 숙박시설로서, 치료는 없이 그냥 가서 호텔이나 방갈로처럼 휴식을 즐기는 곳이었습니다. 주변의 관광지 여행과 낚시나 등반 등도 포함되었습니다. 단체나 공장들이 경치좋은 장소나 리조트에 땅을 마련해서 건물을 짓고 소속된 사람들이 우선권을 갖고 이용하면서 또한 서로 상호간에 교환방식으로 다른 장소들도 서로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소치나 얄타와 같은 장소는 물론이고 모스크바 주변과 주위의 도시들에 있는 휴양지들이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무료였습니다.

요즘도, 일년에 한번 노령의 정년퇴직자와 장애자들에게 휴양지에 무료로 가서 휴식을 취하며 필요한 치료도 받도록 해주는 제도가 여전히 남아있어, 사회주의 시대의 복지정책 중 여전히 실행되고 있는 한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지 못하는 경우에는 돈으로 지불된다고 합니다.


요즘은 개인에게 팔려서 사유화되고 시설과 서비스도 보다 더 개선된 곳들도 있지만 소비에트연방 시절의 시설과 서비스가 좋지 않았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요즘도 여전히 소속된 사람들은 무료 또는 아주 저렴한 가격에 질 높은 서비스를 받으면서 시설들을 이용할 수 있으며, 일반인들이 사용하려는 경우에는 예약 등록을 하고 차례를 기다려 비용을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콘도미니엄 같은 체계는 아니지만 치유를 통한 피로회복과 에너지충전을 겸한 독특한 휴양문화라고 할 수 있으며, 요즘에는 또한 개인 사유의 펜션과 스키리조트 등도 모스크바 주변에 여기저기 생겨 여가와 휴식을 위한 쉼의 장소가 더 폭 넓어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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