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러시아의 한 친지 결혼식에 다녀 왔습니다.
옛날과 별 변함없이 결혼식 날의 진행과 절차는 러시아에서 대개 다 비슷합니다.
차의 지붕 위에는 백조 한 쌍을 장식하는데, 러시아에서 백조는 영원히 변치 않고 함께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 |
백조 한 쌍과 크고 작은 금반지 한 쌍, 장미 꽃으로 장식된 신혼차량 입니다. | |
결혼식 날 아침에 신랑이 신부집을 찾아 가는데, 신부집 앞에는 장난스럽게 신부 찾아 가는 길이 바닥에 그려져 있고 신부집 주변과 계단 등에는 결혼을 축하하는 장식들로 치장이 되어 있습니다. | |
신랑과 친구들이 신부집 입구에 도착하면 신부의 친구들이 막고 왜 왔냐고 물으면서 신랑의 친구들과 실랑이를 시작하는데, 신랑은 아무 말도 않습니다. 친구들 끼리, 이렇게 핸섬한 남성이 여성을 찾아 왔다고 하면 정말로 우리 공주에 견줄 만한 능력이 있는지 보자며 신부집 입구에서부터 시험이 이어집니다. | |
다트화살로 글들이 들어 있는 풍선 터뜨리기, 큰 종이에 있는 많은 키스자국 중에 신부의 키스자국을 맞춰 키스하기, 많은 신발 중에 신부의 신발을 찾기, 비닐테이프 통과하기, 그려진 발자국만 밟고 계단 오르기, 하트 조각 맞추기... 등 입니다. 풍선에 신부의 이름이 들어있는 경우도 있고, 앞으로 신부에게 어떻게 할 거라는 내용이 들어 있기도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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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이 집으로 찾아오는 동안 신부는 집에서 드레스를 입고 준비를 합니다. Garter 벗기기, 결혼식 후 파티에서 가장 환호하는 부분이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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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부집에 들어오면, 신랑의 친구와 신부의 친구 간에 세상에서 제일 잘 난 남자와 세상에서 제일 예쁜 여자를 두고 밀고 당기는 거래와 같은 말들이 오가고, 신부의 친구들이 신부가 있는 방 문을 열어 줍니다. | |
신랑이 신부에게 Bouquet 를 선물합니다. | |
신부집에서 신랑이 무사히 신부를 찾아 온 것을 축하 합니다. | |
러시아에서는 결혼식에 신랑과 신부의 가장 가까운 친구가 리본을 두르고 식을 돕는데, 이들이 또한 결혼식의 증인으로 서명을 하기도 합니다. 리본에는, 'Дружка' 또는 'Почётная сбидетельница' 라고 씌여 있는데, '진정 마음으로 통하는 가까운 친구', '영예의 증인' 이라는 의미 입니다. | |
신랑과 신부가 신부집을 떠나 결혼식장으로 갑니다. 결혼식장은 거의 대부분의 경우에 ЗАГС 이며, 종교적인 사람들은 러시아 정교 성당에서 예식을 하기도 하는데 이 때는 ЗАГС 에 혼인의사 신청을 하여 혼인증명서를 발급 받아야만 법적인 부부가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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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차량을 결혼식에 사용하는 것을 모스크바에서는 자주 볼 수 있습니다. | |
ЗАГС 에서 결혼식 시작 전에 신랑과 신부의 결혼반지를 받아 결혼식 진행과 함께 신랑과 신부가 서로에게 끼워 주도록 합니다. 러시아사람들은 결혼반지를 오른손 손가락에 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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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은, 성실하고 진실되게 결혼하기를 원하는지를 신랑과 신부에게 물어보고 러시아의 법령에 따라 남편과 아내가 되었음을 선포하는 것을 골자로 간략하게 진행됩니다. 러시아에서는 꽃을 선물하는 것이 일상생활이다시피 하므로, 모든 사람들이 푸짐한 생화를 신랑,신부에게 선물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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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은 신부에게 키스하세요' 의 순간 입니다. | |
신랑과 신부가 서명을 하고 잠시 기다리면 ЗАГС 에서 Свидетельство о браке (혼인증명서) 를 줍니다. | |
가족, 친척, 신랑과 신부의 친구들이 꽃과 키스로 축하해 줍니다. | |
신혼 집에 들어 갈 때까지 문지방을 넘을 때 마다 신랑은 신부를 안고 넘어야 합니다. 꽃잎으로 앞 길을 축복해 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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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후에 상징적인 의미로 신랑과 신부의 이름을 새긴 자물통을 마련했다가 잠가 걸고 열쇠를 강에 던져 버리면서, 비바람 눈보라를 맞고 녹이 슬어도 풀리지 않는 한 쌍이기를 약속합니다. | |
러시아에서는 결혼식 날 전에 신랑이 신부가 웨딩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보면 결혼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신랑과 신부가 웨딩사진을 찍기 위해 결혼식 날 이전에 미리 예복을 입고 여기저기 다니면서 사진을 찍는 그런 일은 없으므로, 결혼식 후에 예복 차림으로 강 가와 같은 경치 좋은 곳들이나 특히 전승기념탑과 같은 애국심을 자아내는 역사적인 장소들로 다니면서 재미있는 사진들을 많이 찍습니다. | |
신부는 카메라에 가까이 서고 신랑은 멀리 보다 높은 곳에 서서 신부가 손바닥을 펼치고 신랑이 손바닥 위에 있는 것과 같이 찍기도 하는 등의 재미있는 장면을 많이 연출해 사진을 찍습니다. | |
결혼식 후에 신랑과 신부가 신랑의 집으로 가면 시어머니가 새로 구운 빵을 가져와 신랑과 신부가 한 입씩 베어 물어 먹게 되는데, 빵을 더 크게 베어 물은 사람이 앞으로 주도권을 쥐게 된다는 믿음이 있으므로 신부도 한껏 입을 벌려 물고 시어머니도 기뻐 웃습니다. 러시아에서는 며느리와 시어머니는 대개 마치 친딸과 어머니같은 사이이며 고부간의 갈등 같은 것은 전통적으로 없으며, 오히려 사위와 장모 간의 갈등이 더 많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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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을 베어 물은 후 서로에게 먹여 줍니다. 신부가 신랑보다 춸씬 크게 베어 물은 빵조각을 손에 들고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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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신혼집의 문지방을 신부를 안고 넘어 갑니다. | |
결혼식 후의 파티 입니다. 하객들이 샴페인을 마시면서 'Горько!' (쓰다) 라고 외치면 신랑은 신부에게 키스하고 사람들은 하나, 둘... 을 외치며 시간을 재고 그렇게 술맛을 달콤하게 만들어 갑니다. 러시아에서는 사람들이 결혼식에서 Горько! 를 많이 외칠수록 신랑, 신부의 앞 날이 달콤해 진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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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후의 파티에서, '누가 빨리 포장을 푸나' 입니다. | |
신랑과 신부의 어머니들이 눈을 가리고 아기인형을 옷 입혀 보자기에 감싸면서 누가 더 손주를 맞기 위한 준비가 더 되어 있는지 가립니다. 뒤에 할아버지 될 분들이 서 계신 게 보입니다. | |
남자와 여자 아기 옷을 입은 친구가, 과자가 먹고 싶다거나 예쁜 신발을 사고 싶다거나 하면서 턱받이를 펼치고 다니면 사람들이 조금씩의 지폐를 담아 줍니다. 일반적으로 나중에 신부에게 전해 집니다. |
오래전 모스크바 ЗАГС № 4 에서의 추억을 생각나게 하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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