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에트 연방 시절에 Сталинград (스탈린그라드) 였던 Волгоград (볼가그라드)에 다녀 왔습니다.
모스크바의 Киевская (끼예프스까야) 지하철역에서 익스프레스 열차를 타면 Аэропорт Внуково (브누꼬바) 공항 까지는 35분 정도 걸리며 매 시간 마다 열차가 있습니다. 요금은 편도 470루블 입니다.
공항 고속 열차
모스크바의 브누꼬바 공항
브누꼬바 공항은 규모는 작으나 인천공항과 비슷하게 생겨 이용하기 편리한데, 브누꼬바 공항에서 볼가그라드의 공항 (аэропорт Гумрак) 까지는 비행기로 1시간 반 정도 걸립니다. 저가 항공사인 Победа 항공을 이용했습니다. 비행기는 신형 보잉으로 정시에 출발, 도착 했습니다. 볼가그라드는 모스크바와 같은 시간대 입니다. 위치는 약 1,000km 정도 남쪽에 있어 모스크바에서 25도인 기온이 볼가그라드에 도착했을 때는 35도 였습니다. 2박 3일 일정으로 다녀 왔는데, 최고 38도 까지 오른 날도 있었는데, 한 여름에는 45도 까지도 오른다고 합니다. 모스크바에 비해 물가가 싸서, 지하철 겸 트램은 15루블, 시내버스는 12루블, 승합차 버스는 거리에 따라 요금이 다른데 시내 중심가에서 공항까지 25루블 입니다. 시내의 단거리는 택시로 100루블, 조금 먼 거리는 150루블이면 됩니다. 택시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개인 자가용들 입니다.
껌싸몰스까야 지하역
볼가그라드에 이른 오후에 도착했는데, 숙소에 가서 짐을 풀고 해가 긴 덕분에 가까운 시내 중심가와 볼가 강변의 공원지역은 도보로 첫날 다 돌아볼 수 있었고, 둘째 날에는 교통수단으로 이동해야 하는 먼거리에 있는 곳들을 돌아 보았고, 돌아오는 날에는 오후 3시 비행기여서 첫날 가지 않은 쪽의 가까운 곳들을 보고 쇼핑을 했습니다.
Парк Победы
시내 중심가에서는 트램이 지하철처럼 지하로 다니고, 시내 중심가 이외에서는 지상으로 다닙니다. 지하의 역에서는 티켓을 사면 기계로 펀칭을 하여 개찰을 해 주는데, 지상의 정류소에서는 트램을 타면 안내양에게 돈을 주고 티켓을 끊습니다. 선로나 고가도로 등의 공공시설이 많이 낙후되어 있어 시의 투자가 절실해 보입니다. 소비에트 연방 시절로 부터의 유지보수 않된 낙후된 시설들을 통해서 관광객들이 스탈린 시대의 향취를 느끼지는 않을 것입니다.
Парк Победы (승리공원) 근처의 시내 중심가에 있는 아파트를 빌려서 묵었는데, 실내는 새로 리노베이션을 하여 서구식의 깔끔한 인테리어와 세심한 주인의 눈썰미로 단장된 아기자기함이 돋보이는 편리한 아파트 였습니다. Шоколадница (쉬깔라드니짜) 커피숍이 1층에 있는 아파트로 Парк Победы 가 바로 옆이고 버스 정류소는 아파트 바로 앞, 지하철역은 Комсомольская (껌싸몰스까야) 역이 1블럭 거리에 있어 교통도 편리하고 주변에 맛있고 유명한 식당들이 있어 위치는 정말 좋았습니다. 호텔에 비해 가격도 절반 이하이고, 외식을 하느라 취사를 하지는 않았지만 주방과 모든 조리기구가 비치되어 있어 직접 취사를 할 수도 있고 장기간 묵을 경우에는 세탁도 가능하도록 세탁기도 있는 아파트 입니다. 고속 wifi 에 초대형 평면 TV, 안락한 소파가 있는 넓은 거실, 깨끗한 킹사이즈 침대, 편리한 옷장, 에어컨, 다양한 기능의 샤워 부스, 강과 공원이 바로 바라다 보이는 베란다, 정말 편리하게 지내다 왔습니다.
볼가그라드에서는 말린 볼가강 물고기가 아주 유명해서 볼가그라드에 여행오는 사람들은 말린 물고기와 말린 건과류를 많이 사 가며, 특히 말린 생선에 찬 맥주를 마시기를 즐깁니다. 선물을 하기 위해, 아파트 옆의 Центральный рынок (중앙시장)에서 잉어과의 물고기인 чехонь 과 вобла 를 말린 것을 여러 마리 사 왔는데 알을 통통하게 밴 것으로 골라 샀고, 말린 건과류는 생각보다 싸지 않아 싱싱한 체리, 오디, 살구 등을 많이 즐겼습니다. 말린 생선은 냉장보관을 해야 해서 짐으로 보내기는 좀 그렇고, 기내에 휴대할 수 있으므로 기내로 갖고 타는 것이 좋습니다.
볼가그라드 시내는 스딸린까 아파트들이 많고 스탈린식의 웅장하고 화려한 건물들이 많아 보기에 좋고 소비에트 연방 당시의 분위기를 조금 느껴볼 수도 있는데, 화려한 꽃들로 잘 정돈된 거리가 있는가 하면 잡초가 무성하게 방치된 거리도 많고, 공공시설들이 많이 노후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참 친절하고 서로 도우려는 마음들을 갖고 있는데, 시에서 기간 시설 유지보수 및 투자에 더 신경을 쓴다면 정말 아름다운 도시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주 작은 날파리들이 사람 주위로 모여들어 머리카락 속으로, 콧구멍, 귀 속으로, 얘기할 때 입속으로 까지 날아들고 목 둘레로 해서 옷 사이로 떨어진 파리들은 허리춤에 모여 불쾌하게 만드는데, 볼가그라드에 사는 사람의 얘기로는 매년 6월이면 항상 이렇게 날파리들이 성화를 부린다고 합니다. 정말이지 6월에 볼가그라드에 가는 건 피하는게 좋습니다. 아름다운 경치에 많은 야외 테이블이 있음에도 식당에서는 실내가 아니면 날파리 때문에 식사를 할 수 없고 아파트에서는 창문도 열 수 없습니다.
미국에 젊은이들의 참전을 독려하는 Uncle Sam (U.S.) 의 손가락을 정면으로 향하고 있는 'Want you' 포스터가 있었듯이, 러시아에도 2차 세계대전에 참전을 위한 용기를 북돋우는 포스터가 있었으며, 미국에서도 그 포스터가 가장 유명한 포스터 중의 하나 였듯이 러시아에서도 2차 세계대전 중에는 가장 흔한 포스터 였습니다. 미국의 포스터는 직접적인 화법으로 '미국의 군대는 당신을 원한다' 라고 하는데, 러시아의 포스터는 '조국이 당신을 부른다' 라고 하는 정서에 호소하는 간접적인 화법을 쓰고 있는데, 어느 포스터가 더 영향력이 있었는지 보다는 동기부여에 대해 화법을 달리하는 민족 간의 사고의 차이로 보입니다.
Мамаев курган 언덕 위 꼭대기에 볼가그라드의 가장 상징적이고 유명한 Родина-мать зовёт! (조국이 부른다!) 상이 서 있는데, 조국에 대한 헌신과 용기, 애국심을 느낄 수 있는 장소인 동시에 경건한 조각상들의 미술관 이기도 합니다.
Родина-мать зовёт!
Площадь Героев (영웅 광장)에는 다친 전우를 부축해 가는 병사, 상처입은 군인을 업고 가는 간호사,
Площадь Скорби (슬픔의 광장)에는 아들의 시신 앞에 세월의 한을 담은 Скорбящая мать (애도하는 어머니),
말 없는 석상들이 가슴에 맺힌 수 많은 한을 허공에 뿌리는 한편, 바로 그 당시의 그 현장에 서 있는 것과 같은 생생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Площадь Стоявших насмерть 는 한 병사가 한 손에는 소총을 다른 손에는 수류탄을 들고 있는, 볼가그라드의 상징인 석상이 있는 광장으로 '후퇴란 없다' 라는 글이 석상의 하단에 새겨져 있습니다.
이 광장에서 Площадь Героев로 오르는 계단의 양 옆에는 Стены-руины (폐허의 벽)이 양쪽으로 세워져 있는데, '모든 물자는 전선으로, 모든 사람은 승리에로' 라든지 하는 전쟁 당시의 구호들이 새겨져 있습니다.
Зал Воинской славы (명예의 전당) 에 들어가면 Вечный огонь (영원의 불꽃)이 타오르고 있습니다. 입구에는 레닌의 그림과 함께 '레닌의 공산당이 영원' 하기를 바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전당의 내부에는 벽에 조국을 위해 몸을 바친 군인들의 직책과 성명이 새겨진 판들이 걸려있고, 위에는 '조국을 위해 의무를 다했다'는 글과 함께 천정에 각종 훈장들이 매달려 있습니다. 벽을 따라 경사로를 오르면 2층으로 나가게 되는데 Площадь Скорби 로 이어지고, 완만한 경사로를 따라 '조국이 부른다' 상으로 오를 수 있습니다.
Воинское мемориальное кладбище (추모 묘지)는 바로 옆의 교회 앞에 있습니다.
2차 세계대전 중에 소비에트 연방으로 침략한 독일군이 진격하는 곳 마다 러시아 군이 맹렬히 저항을 했는데, 스탈린그라드 전투는 치열했던 전투로 역사에 남아 있습니다. Дом Повлова (빠블로프 하우스)는 독일군이 둘러싸고 러시아 군이 끝까지 저항하여 폐허가 된 건물로서 기념물로 남아 있습니다.
바로 옆에 러시아 3대 파노라마 중의 하나인 볼가그라드 전승 파노라마가 있습니다. 아래 층에는 8개의 전시실이 있어 전쟁 중의 무기 및 훈장, 개인 휴대품 등을 볼 수 있고, 맨 꼭대기 층에 파노라마가 있습니다. 모스크바, 세바스토폴에 있는 파노라마와 함께 유명한 곳 입니다. 아래 사진은 철을 깍아 부속류 등을 만드는 미싱(선반) 이라고 통상 부르는 기계로, 당시에는 어린 소년들 까지 군수공장에서 일을 해야 했으므로 밟고 올라설 수 있는 나무 목 발판이 보이고, 옆의 둥근 원통은 공습이 있을 때에 일 하다 그 속에 들어가 공습이 끝날 때 까지 있는 것으로 아주 두껍게 철로 제작되어 있습니다.
2013년 12월에 테러로 인한 끔찍한 폭발사고가 있었던 볼가그라드 기차역은 보안이 강화되어 입구에서 부터 공항 검색하듯이 수색을 하는데, 지금은 아무런 흔적도 없이 평온한 분위기에 내부에는 중앙홀에 달린 큰 샹들리에와 대합실의 천정에 그려진 전쟁 천정화가 돋보이고, 편안한 대합실 의자와 쾌적한 실내가 좀 좁아보이기는 해도 천정이 워낙 높고 밝은 색이어서 넓게 트인 느낌을 줍니다.
올해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70주년이어서 전승을 기념하는 행사도 많고 할아버지, 할머니가 전쟁에 참가했던 후손들은 차의 뒤 유리창에 선조들의 사진을 자랑스럽게 붙이고 다닙니다.
Fine art museum 에는 소비에트 연방 시절의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수 많은 종류의 빵을 그린 그림, 큰 호박을 수확해 기쁨에 찬 여인, 단호하고 의지에 찬 소녀 삐오녜르,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지치고 희망이 없이 찌든 어른들의 표정과 아직은 세상물정 모르는 어린 소녀의 모습이 담긴 큰 그림도 있습니다. 제일 끝의 전시실에는 Илья Иванович Машков 의 그림과 생전에 사용하던 물품들이 있는데 오래된 축음기와 유성기판들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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