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육상경기 연맹 (IAAF) 에서 주관하는 Diamond League 경기들과 런던에서 열린 World Championships 경기에 참가한 러시아 국적의 육상선수들이 러시아 국기를 사용하지 못하고 흰색의 ANA (Authorised Neutral Athletes) 라는 무국적 깃발을 대신 사용하고 있습니다.
2014년 12월 초에 독일의 한 방송사가 'doping 의 비밀' 이라는 제목으로, '러시아가 어떻게 챔피언을 만드는가?' 라는 다큐멘터리를 방송했습니다. 러시아의 Anti-doping 기관에서 전에 일했던 사람과 국가대표 선수였던 그의 아내를 증인으로 인터뷰한 내용을 실었습니다. 당시에 새로 설립되었던 Anti-doping 기관인 WADA (World Anti-doping Agency) 는, 이 방송에 근거해 국제사법 변호사와 인터폴 요원을 투입한 독립 기구를 만들어 다큐멘터리의 사실여부를 확인하고자 했습니다. 이 기구에서는 235 페이지에 달하는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러시아의 육상 선수들이 어떤 약물을 사용하고 어떻게 검사를 피하는가 하는 구체적인 내용과, 연루된 의사와 선수들의 명단이 각 경기 종목 별로 상세하게 기술돼 있었습니다.
또한, 이 보고서에서는 러시아가 'doping 문화' 를 이루고 있다고 하면서, 모든 스포츠에 퍼져있고, 선수들을 양성하는 학교에서 부터 국가대표 선수들 까지 광범위하게 사용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코치들도 선수들에게 doping 이 별거 아니라는 인식을 주어왔고, 의사들도 여기에 한 몫 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보고서는 분석에 따른 권고 사항으로, 육상 관련 모든 러시아 선수들을 모든 국제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게 하라는 것과, 러시아 Anti-doping 위원회가 제대로 기능하고 있지 않으므로 검사 권한을 중지시키라는 것과, 러시아 육상 선수 Мария Савинова (마리야 싸비너바), Екатерина Поистогова (예까쩨리나 빠이스또거바), Кристина Угарова (크리스띠나 우가러바) 를 비롯한 5명의 선수를 영구히 자격 정지하라는 것과 함께, 경보의 Виктор Чёгин (빅떠르 쵸긴) 코치를 비롯한 여러 명의 코치를 영구히 자격 정지시키라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러시아 육상계의 총체적인 약물 남용이라고 분석한 결과의 권고 사항에 따라, 러시아 육상 국가 대표 선수팀은 국제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되었으며, 명단에 오른 많은 선수들과 코치들이 징계를 받았습니다.
근래의 몇 년 동안 러시아는 스포츠 역사에서 가장 큰 doping 스캔들을 겪고 있는데, Olympic 과 World Championships 경기에서 메달을 땄었던 선수들이 연루 되었다는 결과와 함께 37개의 올림픽 메달이 박탈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큰 타격을 입은 곳은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위상을 자랑했던 마르도비야 공화국의 Саранск (사란스크) 에 있는 경보 학교였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선수들이 수도 없이 배출되고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놓친 적이 결코 없는 러시아의 경보에 대한 예리한 칼날이었습니다. Борчин (보르친), Каниськина (까니시끼나), Кирдяпкин (끼르쟙낀), Бакулин (바꿀린) 과 같은 선수들이 모두 서로 다른 약물을 사용해 왔다고 하여 영구히 또는 수 년간 씩 자격 정지 되었고, Чёгин 코치는 2014년 팀에서 제외되어 2016년 영구히 자격 정지 되었습니다. Каниськина 는 2009년과 2011년 World Championships 경기에서의 금메달은 반납했으나, 올림픽에서 딴 메달들은 잃지 않았습니다.
세계적으로 러시아의 doping 에 대한 이슈가 확대되던 2015년 1월 30일, 러시아의 Anti-doping 위원회인 RUSADA 는 육상 선수인 Зарипова (자리포바) 와 Чернова (체르노바) 에 대해 doping 관련하여 영구히 선수 자격을 박탈하는 조치를 했습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러시아 Anti-doping 연구소의 소장이었던 Родченков 가 미국으로 망명을 하면서 모스크바에 있는 사무실에 보관돼 있던 1,400 개가 넘는 선수들에 대한 doping 결과지가 사라졌으며, 그는 자신의 죄를 사면 받는 대신에 러시아 doping 의 증인이 되겠다는 거래를 했고, 러시아에 대한 doping 관련 스캔들의 최전선에서 활약 했습니다.
2016년 5월에 미국의 뉴욕 타임즈 신문이 Родченков 관련 뉴스를 크게 실으면서, 러시아의 많은 선수들이 2014년 동계 올림픽에서도 여러 약물을 복용했었다는 것을 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러시아의 육상 뿐 만 아니라 러시아의 동계 스포츠에 까지 불똥이 튀었는데, 여기에는 러시아의 스포츠 최고 감독기관이 doping 에 대해 알고 있었으며 조직적으로 이를 관리까지 해 왔다는 내용이 실렸고, 불가능한 일이지만 실제로 양성인 소변과 혈액을 음성인 것으로 몰래 바꾸기 까지 했었다는 것도 있었습니다. 이에 대해 러시아 스포츠 최고 감독기관에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하면서, Родченков 가 재직시에 많은 doping 을 주도했었고 선수들과 코치들에게 약물을 팔고 검은 돈도 받았으며, 따라서 직에서 쫓겨난 사람이 무슨 말인들 못하겠느냐고 답변했습니다.
2016년 3월에는 Meldonium 스캔들이 WADA 의 주도로 전 세계를 휩쓸면서 동유럽 국가들이 큰 타격을 입었는데, 후에 전문가들이 분석하여 장기간 약물이 몸에 존재한다는 증거 때문에 흐지부지되고 말았고, WADA 도 결국 이를 인정하고 후퇴하여, 현재는 WADA 에 의한 일종의 전략이었던 것으로 치부되고 있습니다.
2016년 5월에는 IOC 가 2008년과 2012년에 올림픽에 참가했던 선수들에 대한 수백 건의 검사를 새 검사방법으로 다시 했는데, 여러 나라의 54명의 선수들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왔고 그 중에 22명이 러시아 선수들이었습니다.
이후에, 독일의 한 신문이 러시아 doping 이 국가 기관의 감독이나 묵인 하에 이루어졌다는 증거는 없으며, 많은 사실들이 감추어졌지만, doping 을 권장한 것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 했습니다. 노르웨이의 한 신문은, 30여년 동안 러시아에서 doping 이 통상적으로 계속 행해져 왔는데 현재는 점차 깨끗해지고 있지만 오래 계속돼 온 관행을 단번에 끊기는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쓰기도 했습니다.
한편, 전 세계에 걸쳐 일어나고 있는 일이 러시아에 국한 돼 크게 조명을 받은 케이스로서, 서방에서는 아직도 여러 해 동안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를 계속해 오고 있는데, 국제 관계와 정세에 따른 일종의 마녀사냥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오명을 벗기 위해 법정에서 깨끗함을 증명하겠다는 선수들도 있고, 우승에 대한 엄청난 경제적인 보상과 대가 때문에 욕심이 지나쳤던 것을 되돌아 보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러시아의 육상 선수들 중에는 뛰어난 기량을 가지고 약물 사용 경험이 전혀 없는 선수들도 있어, 선수 경력의 단절을 방지하고 구제하는 차원에서 선수 개인이 변호사를 통해 육상 연맹에 경기 참가 신청을 하면 심의를 거쳐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위의 그림에 보이는, 런던 World Championships 여자 높이뛰기의 금메달 우승자 Мария Ласицкене (마리야 라시쯔께녜 1993.1.14)도 이와 같은 경우 입니다.
지난 소치 올림픽에서의 러시아 팀에 대한 doping 여부 결과가 올해 11월 경에 나온다고 합니다. 검사 결과에 따라, 현재의 육상 종목 처럼, 내년의 평창 동계 올림픽에 러시아 팀 전체가 참가하지 못할 수도 있는 불투명한 상황이라서, 러시아 팀을 바라보고 피겨 스케이팅과 숏트랙, 바이애슬론 티켓들을 구매해 놓은 수 많은 러시아 팬들에게는 조바심과 함께 걱정이 한가득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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