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Россия 소식

모스크바 추운 겨울

by Дона 2021. 2. 22.

모스크바에서는 2월 들어 눈도 엄청 내리고 추위도 심해져서 러시아다운 겨울 날씨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늘과 내일에 걸쳐 65년만의 최저기온을 기록한다고 합니다. 평년의 기온보다 13~15도 낮은 기온으로 영하 25~27도를 기록할 것이라고 예보가 되었습니다. 모스크바의 기온은 1956년에 영하 21도, 1945년에 영하 30.5도를 기록했었습니다. 눈도 많이 쉬지 않고 내려 도로에는 눈이 쌓여 얼어붙고 매일 아침마다 차 지붕 위의 눈을 치우는 것이 일입니다. 올 겨울들어 이미 59센치미터의 눈이 내렸고, 2월 13일에는 이틀 동안에 평균적으로 한 달 내릴 분량의 눈이 내렸는데, 어제와 오늘, 내일에 걸쳐 20센치미터 가량의 눈이 더 내릴 것이라고 합니다. 겨울엔 더 춥고 여름엔 더 더운 이상기온이 매년 나타나고 있습니다. 내일이 러시아의 '국군의 날 (붉은 군대 창설일)'로 휴일이어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지난 토요일에 근무를 하고 오늘까지 포함해 3일 연속으로 쉬고 있어 그나마 교통 체증이나 추위에 견디는 것이나 조금 덜 부담스럽게 여겨집니다. 모스크바 근교는 영하 30도, 동쪽 지방 근교는 영하 33도까지도 내려갈 거라고 예보가 되었습니다.

겨울 동계 스포츠인 바이애슬론 챔피언쉽 대회 (Biathlon World Championships 2021)가 슬로베니아의 북서부 알프스 산맥 자락의 Поклюка 고원 지대에서 열렸습니다. 대회 초기에는 낮은 기온에 짙은 눈이 매일 내리고 해발 고도도 높아서 선수들이 경기에 애를 많이 먹었는데, 대회 후반에 들면서 날씨도 많이 풀렸고 해가 나는 날도 많아져서, 어제 대회 마지막 날에는 비정상적이긴 했지만 반소매 차림으로 경기에 임한 선수도 있었습니다.

노르웨이의 Ole Einar Bjørndalen, 독일의 Laura Dahlmeier, 러시아의 Anton Shipulin, 벨라루시의 Darya Domracheva, 핀란드의 Kaisa Mäkäräinen, 프랑스의 Martin Fourcade, 노르웨이의 Svendsen과 같은 혼자 두각을 나타내던 선수들이 모두 선수 생활을 접었고 유독 드러나는 걸출한 선수가 없는 가운데, 노르웨이는 꾸준하게 우수한 젊은 선수들을 양성해 대회들에 내보내고 있습니다. 노르웨이는 남자 선수에서 Tarjei Bø와 Johannes Thingnes Bø 형제가 우수한 성적을 보이다가 최근에는 후배인 Sturla Holm Lægreid 선수에게 밀리고 있는 양상을 보이고 있고, 여자 선수에서는 독일의 Laura Dahlmeier 선수가 전성기를 누리던 때에 처음으로 바이애슬론에 발을 들여놓았던 Tiril Kampenhaug Eckhoff 선수가 지금 전성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Eckhoff 선수는 이번 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4개,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를 기록하며 최고의 선수로 자리매김을 했습니다. 노르웨이의 선수들은 사격도 정확하고 스키에도 빨라 개인 경기는 물론이고 팀 경기에서도 다른 나라와 거의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우수한 기량들을 보이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Антон Шипулин (시뿔린)과 Ольга Зайцева (자이쩨바) 이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데, Александр Логинов (로기노프)가 그나마 체면 유지를 하고는 있지만 메달권에의 진입은 힘겨운 상황입니다.

국제 안티도핑 위원회 WADA는 이번 동계 시즌부터 바이애슬론에서도 러시아라는 국명의 사용을 금지하고 올림픽에서 OAR이라는 명칭을 사용했듯이 RBU라는 명칭으로 개인 선수들의 참가만 인정했습니다. WADA는 미국의 주도로 설립된 단체로, 러시아의 국제 스포츠 참가에 대해 억제를 넘어 이제는 어떤 보복이나 심하게는 말살의 수준으로까지 비쳐질 정도로 상식의 수준을 넘는 행태를 보이고 있습니다. 도쿄 하계 올림픽이 내년에 열릴지 어쩔지는 알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올림픽 위원회는 WADA의 사주를 받아 벌써부터 러시아 선수들이 어떤 국명이나 상징적인 OAR 같은 명칭조차도 사용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발표를 했습니다.

노르웨이의 바이애슬론 선수들의 예를 보면, 노르웨이 국민의 천식 환자 수가 7% 정도라고 통계가 나와 있는데, 바이애슬론 선수들의 50% 이상이 천식 환자라고 합니다. 상식적으로 천식 환자들은 일상 생활에서 조금만 심하게 몸을 움직여도 숨이 가쁘고 기도 확장제를 투여해야 하는데 격심한 운동인 바이애슬론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상식 밖의 일입니다. WADA가 유럽 동구권 국가들을 노리고 지정한 거의 경기 향상에는 큰 도움도 되지 않는 약물들은 금지 약물에 포함시키고 천식환자가 투여하는 기도 확장제는 치료제이므로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누가 봐도 마녀사냥식의 조치입니다. 이번 선수권대회의 여자 마지막 경기인 Mass start 경기에서 Eckhoff 선수가 경기 도중에 길가에 선 코치로부터 물 한 잔을 받아 마셨습니다. 마라톤이 아닌 이상 선수가 경기 도중에, 특히 바이애슬론에서 경기 도중에 물을 마시는 일은 여태 있었던 적이 없었습니다. 그 경기에서 Eckhoff 선수는 3발을 오발하고 뒤에 한참 처진 4위에서 최고의 힘을 짜내 결국 최종 결승선에서 같은 노르웨이 선수를 제치고 동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프랑스의 Martin Fourcade는 선수 생활 도중에 러시아 선수들에 대해 도핑 관련하여 의심스런 발언들을 하면서 비신사적인 언행을 많이 보였었는데, 은퇴를 하고서는 최근에 러시아 바이애슬론 팀에 자신을 코치로 받아주면 좋겠다는 추파를 던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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